2018년 9월 10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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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가 다급하게 소리쳤다. "설명을 해주셔야죠." "뭘? 유대교 회당과 모스크? 예루살렘에서 봤겠지만 종교 건축물은 파괴되었다가 다시 건 축되고, 또다시 파괴되기를 거듭했지. 벤 에즈라 유대교 회당도 사정은 마찬가지야. 처음엔 로마의 지배하에 지어졌다가 그리스도교 교회로 변형되고, 12세기에 다시 유대교 회당으로 변형되어졌지. 모스크로 말할 것 같으면, 이집트에서 가장 오래 된 사원인데 15세기에 다시 오산개인회생제도 오산개인회생제도 오산개인회생제도 오산개인회생제도 짓기 전에는 벽돌 건물이었지." "예루살렘에도 그랬어요." 테오가 말했다. "먼젓번 사원 중에서 남아 있는 부분은 없나요?' "황폐한 돌조각과 몇 가지 기념품, 로마 시대에 세워진 두 개의 탑, 역사책 몇 권이 전부 야." 아말은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다른 종교 건축물들도 사정은 비슷하단다. 신전은 허물어지고, 신들의 이름은 기 억으로부터 소멸되어, 오직 인간들만이 계속해서 살아남게 되지." "그렇지만 피라미드는 아직도 건재하잖아요." 테오가 이의를 제기했다. "솔직히 말해서 그리스도교도들끼리 서로 싸우는 이야기는 이제 지긋지긋해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아말은 테오와 마르트 고모를 분꽃이 만발한 좁은 골목으로 이 끌었다. 맨 먼저 들어간 교회당은, 테오가 그리스에서 본 수많은 교회당과 너무도 비슷해서 오래 머무를 필요가 없었다. 교회당을 나와서, 테오는 뾰로통한 얼굴로 계단을 주저앉았다. "이런 건 정말 재미없어요. 난 피라미드를 보고 싶어요." "그렇지만 요셉과 마리아가 이집트로 피난 와서 머물렀던 곳이 바로 이 자리란다. 그래도 흥미없어?" 아말이 물었다. "네, 전혀 흥미없어요!" 테오는 소리쳤다. "난 피라미드가 보고 싶다니까요." "그렇지만 콥트교도의 역사는 아주 중요할 뿐만 아니라 기복도 심하단다. 네가 아직 잘 몰라서 그럴 거야." 아말은 계속해서 테오를 설득했다. "이집트는 인류 최초의 위대한 문명 중의 하나로서, 고유의 문화적 특성을 유지하면서 그 리스와 로마의 문명까지 받아들여, 마침내 고대 세계에서 가장 귀중한 문화 유산을 남겼지. 이집트의 그리스도교 교회만 하더라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교회가 될 수도 있었지. 그렇 게 되면 동방 제국을 유지할 수도 있었을 테고... 그렇지만 그 이야긴 너무 복잡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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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들만이 유일하게 고대 이집트 문자를 보존하고 있을 뿐 아니라, 뛰어난 장식미술 을 창안해 냈단다. 테오 네가 그리스 교회에서 본 비잔틴 양식은 물론, 프랑스의 로마네스크 양식도 이들에게서 차용한 게 적지 않지. 요즘엔 수적으로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 직은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야. 사실 이슬람 왕들이 파괴한 것도 적지 않지. 안그래, 아말?" "그건 그래." 달서구개인회생상담 달서구개인회생상담 달서구개인회생상담 달서구개인회생상담 이집트 교수는 마지못해 수긍하는 것 같았다. "그야 누구나 마찬가지지." "그런데 아말 선생님은 무슨 종교를 가지셨어요?" 테오가 물었다. "난 이집트인이야. 이슬람교도이지만 그보다 먼저 이집트인이야." "아말을 잘 봐라. 테오." 마르트 고모가 속삭였다. "네가 잘 알고 있는 동굴 벽화에 나오는 여인상과 닮은 것 같지 않니?" "음, 그러고 보니 그래요." 테오가 동의했다. "귀걸이만 빼구요. 그리고 그 여자들은 블라우스 대신 가슴장식을 달았지요." "제법 날카로운 관찰력인데!" 아말이 기뻐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것은 사실이었다. 밤은 점점 깊어가고 있었다. 다음날에는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는 일정을 잡기로 했다. 콥트교도들로부터 시작해서 성서에 등장하는 곳을 돌아본 후, 고대 이 집트의 유적을 찾을 것이다. 이원론과 삼위일체 "여기가 정문이야." 아말이 일러주었다. "장식못이 박힌 문을 들어서면 바로 촛불 요새지. 콥트교도들의 옛 중심지야." "아주아주 오래 된 것 같아요. 첫눈에 알아보겠는데요." 테오가 전문가처럼 말했다. "그래도 피라미드보다는 덜 오래 되었지." 아말이 지적했다. "고대 이집트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문명중의 하나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해. 5천 년이 나 되었거든. 그에 비하면 지금 이곳은 2천년도 채 안 되었어. 그리스도교도들이 지었으니 까. 그럼 교회와 유대교 회당. 그리고 모스크를 보러 갈까?" "잠깐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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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미친 사람들이로군요!" 테오가 이렇게 단정을 내렸다. "그럴 수도 있어. 신을 위해 미친 사람들!" 아말이 테오의 말을 보충했다. "그런 사람들이 이 나라의 초기 그리스도인들이었지. 이들중에서 위대한 성인도 여러 명 배출되었어. 그러다가 이들은 차츰 격렬해졌지. 고대 이집트인들에 대한 기억마저도 말살시 청양 개인회생파산 상담신청 청양 개인회생파산 상담신청 청양 개인회생파산 상담신청 청양 개인회생파산 상담신청켜 버려야 한다면서, 신전의 부조들을 마구 때려부쉈어. 또한 그들이 '이교' 라고 부르던 모 든 종교형태에 대항해서 투쟁을 하기도 하고, 고대 이집트가 신성시하던 것, 그리스 문화가 인류에 끼친 공헌들을 모두 파괴시키려 하였지." 히파티아 얘기 좀 해봐." 마르트 고모가 아말을 부추겼다. "불쌍한 히파티아 말이지. 히파티아는 아름답고 학식이 풍부한 뛰어난 철학가였지. 그렇지 만 이교도였어. 그리스도교 주교는 이 여자를 썩 좋아하지 않았어. 여자인 주제에 뛰어난 토 론술까지 겸비했기 때문이었지. 얼핏 생각해 보면, 언변 좋은 여자가 있는 게 주교와는 아무 런 상관이 없을 것 같지? 그러나 이 히파티아 덕분에 그리스 철학은 융성하고, 그리스도교 의 발전은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었거든." "왜요?" 테오가 물었다. "왜냐하면 그리스 철학은 신이 인간의 모습으로 세상에 와서, 십자가에 못박혔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는 이야기를 믿지 않거든. 마침내 주교는 골칫덩이 히파티아를 잡기 위해 수도사 군대를 풀었지. 그리하여 히파티아는 이들의 손에 잡혀서, 굴껍지로 온몸이 갈기갈기 찢겨 처참하게 살해되고 말았지." "순 악당들이로군요!" 테오가 분개했다. "결국 그리스도교는 세력을 장악하는데 거의 성공했어. 테오도시우스라는 로마 황제는 이 교를 금지하는 법령을 선포했지. 이에 따라 콥트 교회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집트를 지배했 단다. 하지만 그후 교회 내부에 분열이 생겨서..." "그건 저도 짐작이 가요." "그러다가 이슬람 세력이 이집트를 정복함으로써 이번에는 콥트 교회가 영향력을 잃었 지." "꼴 좋군요." 테오가 고소하다는 투로 말했다. "그러니까 남을 공결해서는 안 되는 거지요." "하지만 콥트인은 아직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마르트 고모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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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어때서 그러세요?" 테오가 대꾸했다. "그러면 남근이라고 할까요?" "어쨌든 좋아, 그 다음엔 어떻게 됐지?" 아말이 물었다. "그 다음엔 이시스 혼자서 아기를 낳았어요. 이름이 호루스죠. 호루스는 머리를 박박 밀었 논산개인회생파산 논산개인회생파산 논산개인회생파산 논산개인회생파산는데도 꼭 삐주룩이 나오는 머리카락이 한 올 있어서 우습지요. 그런데 오시리스는 그때까 지도 살아날 낌새가 보이지 않았어요. 결말을 모르는 예수 이야기 같았지요." "응, 그럴듯하구나." 마르트 고모는 흐믓한 표정이었다. "파라오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니?" "람세스, 아크나톤, 투탕카멘, 펩시..." "펩시가 아니라 페피겠지." 아말이 웃으며 테오의 실수를 바로잡았다. "하지만 넌 파라오의 이름을 익히기 위해 여기에 온 게 아니야. 카이로에서는 콥트 교회 를 방문하게 될 거야." "우아, 또요?" 테오가 놀란 듯 소리쳤다. "예루살렘에서 벌써 봤어요." "콥트란 '이집트'라는 뜻이지." 아말이 설명했다. "네가 본 것은 복잡한 성묘 안에 있는 아주 작은 예배소에 불과해. 콥트교도를 알지 못하 면, 그리스도교의 탄생을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단다. 바로 이곳 이집트의 사막으로 은수자 들이 차츰차츰 모여들었지. 초창기 주교들은 이들 가운데에서 진정한 복음전파자들을 선발 했단다." "은수자라면...?" "혼자서 고독하게 수도생활을 하는 은둔수도자이지. 때로는 사막 한가운데에 8미터 높이 의 기둥을 세워 놓고, 그 꼭대기에서 생활하는 사람들도 있단다. 이렇게 기둥 위에서 고행하 는 수도자를 가리켜 '주상고행자' 라고 하지." "기둥 위에 올라가서 사는 사람들이 있다구요?" 테오는 눈이 휘둥그래졌다. "그러면 식사는 어떻게 해요?" 식사 같은 건 하지 않는단다. 단식을 하지. 기도에 전념하는 거야. 명상도 하고, 그런가 하 면 땅바닥에 지름 10미터짜리 원을 그려놓고, 그 밖으로 절대로 나가지 않는 사람들도 있어. 또 나무 기둥 속에 살면서 식사 때만 고개를 내미는 사람들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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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로케야는 어떻게 만드는 거예요?" "응, 그건 껍질을 벗긴 양파와 마늘을 기름에 볶고, 여기에 피망과 쌀, 그리고 잘게 다진 몰로케야라는 짙은 초록색 향신용 풀을 넣는 거야. 이 혼합물이 죽처럼 끓기 시작하면 구운 닭고기와 함께 서빙하는 거지." "그런데 몰로케야는 정확하게 무슨 뜻이에요?" "단순히 풀일 뿐이지. 그저 이집트에 자생하는 흔한 풀에 불과하단다." 동작개인회생절차 동작개인회생절차 동작개인회생절차 동작개인회생절차 "얘는 늘 이래." 마르트 고모가 친구에게 변명하듯 말했다. "뒤부르 신부가 얘한테 성묘를 구경시키고 나왔을 때 보니까, 얘 질문에 완전히 녹초가 되었더구나. 아르메니아 교회와 콥트 교회의 차이점이며, 시바의 여왕이며..." "공부하기 위해 여행을 다니는 거잖아요. 그러니 열심히 질문을 해야죠." 테오는 무안한 듯 우물우물 변명을 했다. "그런데 고대 이집트에 대해서라면 넌 이미 환하다면서?" 아말이 물었다. "그건 좀 과장이 심하군요. 기껏해야 두세 가지 신을 알고 있을 뿐인데. 암소신 하토르, 악어신 세베크, 암사자신 세크메트, 재칼신 아누비스, 따오기신 토트, 태양신 레, 황소신 아 피스, 암코양이신 바스트, 숫양신 크눔..." "그게 두세 개라고?" 아말이 놀라서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물었다. "벌써 아홉 개나 되는데." "동물신 이름만 댔어요." 테오는 자랑스러운 듯 우쭐거렸다. "다른 신들도 있지요. 이를테면 암하마신 투에리스라든가, 뱀신 아포피스..." "아포피스도 아니?" 아말은 깜짝 놀랐다. 도무지 믿기지 않는 모양이었다. "너 정말 대단하구나.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시스나 오시리스는 빼놓는구나. 가장 중요한 신인데 말야." "네, 알아요. 그렇지만 그 신들은 동물의 머리를 하지 않았잖아요." 테오는 그러한 이유를 말하고 나서 설명을 계속했다. "그 신들은 달라요. 오시리스에게는 심술궂은 동생이 있었는데, 이 동생이 형을 죽인 후 그몸을 갈가리 찢어 땅에 던져버렸지요. 그렇지만 오시리스의 아내 이시스는 끈질기게 남편 의 조각난 시신을 재결합하였어요. 그리하여 다른 조각은 다 찾았는데, 오직 고추만을 찾을 수가 없었어요." "아니, 테오!" 마르트 고모가 당황해서 엉겁결에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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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초에 불을 켰으며, 마르트 고모는 시가를 입에 물었다. 어스름 저녁이 오고 있었다. 속내 평을 하기에 가장 적당한 시간이었다. "보고 싶어 혼났어." 아말이 먼저 입을 열었다. "네가 떠난 게 언제였지?" "얼마 안 됐어." 의정부개인회생,파산 정보공유 의정부개인회생,파산 정보공유 의정부개인회생,파산 정보공유 의정부개인회생,파산 정보공유 마르트 고모가 대답했다. "테오만 아니었다면 벌써 돌아오진 않았을 거야." "테오는 어때?" 아말은 목소리를 낮췄다. "예루살렘에서 받은 검사 결과는 별로 좋지 않아. 그렇지만 내가 보기엔 얼마 전보다는 생기가 있어 보여. 새로운 장소에 대한 호기심과 방문, 군중들, 보는 것마다 새로우니까. 요 사이 굉장히 흥분해 있는 것 같아." "하지만 너무 무리를 해서는 안 될 거야. 여기서는 그 아이에게 무얼 보여 줄 예정이지?" "테오는 투탕카멘의 보물을 보고 싶대. 그것 말고는 별로 없어. 콥트 지구는 어떨까?" "모스크에도 가자. 그렇지 않으면 아마 이집트가 이슬람 국가라는 사실을 잊을지도 몰라. '사자의 도시'도 볼만할 텐데." "안 돼." 마르트 고모가 단호하게 거절했다. "사자의 도시나 미라, 왕들의 계곡 깊숙한 곳에 늘어서 있는 무덤에는 가지 않겠어. 죽은 자들과 접하게 하고 싶지 않거든." "저런,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아말은 전혀 뜻밖이라는 듯이 말했다. "그러면 네가 기대하는 건 뭔지 말해 보렴." "그 아이를 낫게 해주고 싶어. 옛날엔 사춘기 나이 또래의 아이가 병에 걸리면 여행을 하 곤 했지. 그러다가 죽는 아이들도 있었지. 또 그와는 반대로 여행이라는 신비한 힘 덕분에 병이 다 낫는 경우도 있었고, 나도 그렇게 되길 바라는 거야." "하지만 나한테는 종교 일주를 한다고 하지 않았니?" "그 말이 그 말이야." 마르트 고모는 시가를 끄며 체념하듯 말했다. 기둥 위에서 고행하는 사람들 저녁을 먹으면서 테오는 꼭 집으로 돌아온 듯한 기분이었다. 몰로케야를 먹을 순서가 되 었을 때 , 테오는 너무나 맛있는 바람에 세 번씩이나 한 접시 그득히 그것을 덜어먹었다. 그 리고는 수없이 많은 질문을 퍼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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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산물이다. 저녁 식사 때 맛보게 될 몰로케야 역시 이집트의 특산물이다. 몰로케야를 말로 설명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직접 맛을 보아야 한다. 그 우아한 향취는 다른 어떤 음료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쉴새없이 이야기를 하는 아말은, 혼잡의 극치를 보여 주는 교통 사정에는 아랑곳하지 않 았다. 트럭과 자동차의 물결 사이사이로 둥그스름한 뿔이 달린 암물소들과 뒤뚱거리는 당나 이천개인회생법무사 이천개인회생법무사 이천개인회생법무사 이천개인회생법무사귀들이 한데 어울려서, 게지라 섬의 브라질 가에 위치한 자말렉 지역으로 가고 있었다. 택시 는 아말의 집 앞에서 멈췄다. 집 근처에서는 귀청이 떨어져 나갈 만큼 울려대는 자동차의 클렉슨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았다. 그 대신 재스민나무 속에 숨어 있는 새들의 지저귐이 귓가를 간지럽혔다. 아말의 집은 새 집은 아니었다. 나무 문짝에는 군데군데 페인트가 벗겨 진 자국이 있었고, 파란 못장식이 박힌 흰 타일 바닥에도 세월의 냄새가 배어 있었다. 그렇 지만 집 안에 들어서자마자, 테오는 설명할 수 없는 내음이 마음을 사로잡는 것만 같았다. 아말의 집은 오래 된 집들에서 풍기는 안도감 같은 매력으로 꽉 차있었다. 테오는 집 안에 감도는 내음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이곳저곳을 뛰어다녔다. 거실에 놓인 가죽 소파는 관록이 있어 보였고, 양탄자는 가장자리 올이 풀려 있었다. 냄새의 주인공은 식탁 위에 놓여 있었다. 길다란 줄기에 작은 손가락 같은 흰 꽃들이 초롱초롱 달 려 있는 이름 모를 꽃 한 다발이 꽃병에 꽃혀 있었다. 바로 그 꽃내음이었다. 테오는 꽃 속 으로 코를 들이밀고 한껏 냄새를 맡았다. 그리고는 냄새에 취해 이내 낡은 소파에 눕듯이 털썩 주저앉았다. "어때, 냄새 좋지?" 마르트 고모도 꽃향기를 맡으며 물었다. "물론 예루살렘의 프랑스 영사관보다야 훨씬 못할 테지." 아말이 말했다. "뭘요, 그렇지 않아요. 그런데 이 꽃은 이름이 뭐죠?" 테오가 물었다. "월하향이라고 한단다." 아말이 대답했다. "재스민을 수백만 가지 합해 놓은 것 같은 향기를 내지." 방을 정하고 나자, 테오에게는 절대 휴식이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테오의 방에는 거대한 침대가 놓여 있었는데, 머리맡에 금색으로 칠해진 나뭇가지와 꽃 모양이 조각되어 있었다. 테오는 침대에 몸을 뉘었다. 침대는 굉장히 딱딱했다. 마치 베니어 판 위에 누운 듯한 느낌 이었다. "자, 편히 쉬렴." 마르트 고모가 말했다. 테오의 방을 나와 거실로 다시 내려간 두 친구는 소파에 편히 자리를 잡았다. 아말은 빨